이 연구는 산아제한정책이 강화되던 시기 남・북・중 코리언 여성들의 출 산경험담을 통하여, 아들 낳기 강요에 대하여 각자의 방식으로 순종과 저항 의 복합적 행위성을 발휘했던 생생한 모습들을 살펴보았다. 아들 낳기 과제 에 대한 억압을 내면화하며 순종했던 모습은 다양한 행위로 표출되었고, 또 재생산권이 침해되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다. 남한 여성의 경우는 ‘의료 과잉화’의 문제로, 중국 조선족의 경우는 ‘위법’과 ‘다산 강요’의 문제로 드 러났는데, 아들 낳기 문제에 있어서 코리언 여성에게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지킬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지 못한 ‘문화지체 현상(cultural lag)’이 일어났던 것이다. 이는 결국 가부장제적 억압을 내면화하면서 자신이라는 본래적 주 체를 소외시켜버린 삶이었다고 할 수 있으며, 그것은 산아제한정책이 강화 되었던 시대에 코리언 여성문제의 취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여성들의 생애담에서는 아들 낳기 과제에 대하여 남성과 사회 에 책임을 분유하고자 하는 의식 변화가 보였는데, 이는 전근대적인 여성들 보다는 저항적인 모습으로 해석되었다. 게다가 자녀의 성별에 대한 가치판 단이 변화한 지점이 확인되었는데, 그 이면에는 자기 욕망을 투사하거나, 딸의 희생을 강요하는 등 또 다른 폭력으로 작용한 한계가 있었다. 남한 여성들의 경우는 딸의 사회적 진출에 관한 교육 열망으로, 북한과 조선족 여성의 경우는 딸들을 통한 경제적 위기 해결이라는 문제로 드러났던 것이 다. 그럼에도 이 여성들은 딸에게는 출산과 양육이 본능이자 의무라는 전통 적 모성 관념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았고, 가부장제 모순에 문제를 제기하는 등 ‘탈(脫) 가부장제적 주체’로의 변화지점도 발견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변화가 2020년 현재 출산과 양육문제에 있어서 여성주의적 자각을 이뤄내 고 있는 3-40대 여성들의 어머니들에게서 시작되었다는 점이 중요하고, ‘어 머니와 딸의 연대의식’이 강화되면서 가부장제에 대한 저항의지도 점차 강 화되고 있는 것 또한 현재 코리언 여성들의 중요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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