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1950년대 소련에 가장 많이 소개된 한국 시인 조기천을 소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러시아에서 태어나 카자흐스탄으로 강제이주를 당하고 소련 군인의 신분으로 입북하여 북한에서 짧은 문단 활동을 하다 생을 마감한 조기천은 한 개인이 제정 러시아의 멸망과 소련의 태동;북한 형성기를 거친 격동의 근대사를 살다 간 인물이었다. 그는 스탈린 시절의 러시아와 북한의 건국 초기를 모두 경험한 특이한 인물이다. 자신이 경험한 두 사회를 성공적으로 자신의 문학 작품 속에 체현하고;이를 통해 인정받은 남북한문학사에서 보기 드문 범주의 시인이다. 본고는 소련과 북한의 역사와 문화를 온몸으로 관통해온 그를 횡단하는 인간의 유형으로서 바라보고자 한다. 그의 작품을 북한문학;이주문학으로 여겨왔던 기존의 시각들을 통합하여 그가 거쳐 온 국가들을 통해 형성된 정서와 가치관이 그의 문학 속에서 어떻게 발현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나아가 그의 작품이 1950년대에 가장 활발하게 번역되어 소련에 소개될 수밖에 없었던 주요 요소들 또한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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