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조선학 운동에서 부상한 ‘실학’이라는 개념은 이후 한국학계에서 확정된 정의와 용례를 가진 사전적 개념이 아니라 복잡하고 다양한 기대와 원망(願望)이 투영된 중층적 현상을 구성해왔다. 이는 남한보다먼저 관련 연구에 집중했던 북한도 마찬가지다. 이 연구는 일제 강점기와해방 직후 남북한 학계가 각자의 목적과 지향에 따라 형성되었던 ‘실학’과‘다산’ 독해에 담긴 모종의 문법을 재검토해보려는 시도이다. 우리는 특정시기 역사적;사상적 조건에서 실학과 다산에 부여되었던 초과적 원망과 기대들을 해소했는가? 조선학 운동 시대 사상의 준거이자 지향이었던 국가를회복하고 지적 주체의 위상을 회복했던 남북한 학계는 조선학 운동이 남긴부채를 해결했는가? 이 논문은 이런 질문을 배후에 두고 해방 이후 남북학계가 전 시대의 기획이자 유산이었던 실학과 다산을 어떻게 맥락화시켰는지 그 궤적을 살펴보고자 한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