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공산주의의 몰락 이후;한국 작가들은 ‘탈이데올로기’ 사회의 도덕적 혼란과 대면하면서 개인의 자아 찾기에 주의를 기울였다. 2006년에 출간된 김영하의 장편소설 『빛의 제국』은 진정성 서사라는 면에서 출중하다. 북한으로의 귀환과 남한으로의 귀순이라는 삶의 기로에 선 그 김기영이라는 간첩 이야기는;공산주의의 환멸과 자본주의의 매혹 사이에서 자아 찾기란 어떻게 가능한가 하는 물음에 대한 진지하고;흥미롭고;도전적인 답변을 이룬다. 그것은 실존/연기 대립을 폐기하며 개인의 자기창조를 인식하는 한편;진정성을 자유주의적 통치성과의 대립 관계 속에 배치한다. 그러나 김이 도달하는 세계와의 화해는 통치 권력과의 타협과 동일하다. 진정성의 이상이 자율적인 자아 창조라면;그의 진정성의 추구는 미완일 수밖에 없다. 자유주의적 주체성-예속성의 초극은 『빛의 제국』 이후의 자아 서사에 철학적 숙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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