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김정은 시대 북한의 과학환상문학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를 진단한다. 김정은 시대의 북한 과학환상소설은 주로 신인(新人)들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 시기와 차이를 보인다. 특히 리금철과 리명현, 신승구는 김정은 시대에 다수의 과학환상소설을 발표한 작가로서, 과학의 지평 위에서 전개된 상상력이 호평 받은 바 있는 ‘젊은’ 작가들이다. 리금철과 한성호의 중편소설 『<P-300>은 날은다』는 뇌파 통신을 통하여 해적에 납치된 자국의 인민을 구출하는 서사를 보여준다. 이 소설에서 개인은 뇌파를 통해 긴밀히 연결되며 그 연결은 ‘조국’이라는 집합체를 구성한다. ‘조국’이라는 집합체에 대한 북한 과학환상소설의 무의식이 기계를 통해 매개된 거대한 의식체에 대한 징후적 상상에까지 이른 장면이다. 또한 이 소설은 원거리의 인민을 보호하고 ‘조국’과 연결하는 상상력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장치는 리금철의 「항로를 바꾸라」와 「<광명성-30호>에서 온 전파」도 공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영공 혹은 우주의 차원에서 국가의 영토를 방어하는 방어체계에 대한 이 텍스트들의 자신감은 세계로부터 마침내 인정받았다는 감격과 이로 인해 새로운 선택 또한 가능하리라는 기대를 포함한다. 이 기대와 자신감은 현실적 요구가 중요하다는 실리적인 문제의식으로 이어진다. 「대양에로」가 보여주는 테크놀로지에 대한 유보적 태도는 유전공학이나 인공위성과 같은 고도의 테크놀로지를 향한 고립된 열정이 아니라, 현실적 요구에 응답하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요청으로 읽힌다. 김정은 시대 북한 과학환상소설은 고도의 테크놀로지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현실적 요구에 응답하는 과학적 환상을 모색하는 와중에 있는 것이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