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1950년대 북한 농업협동화 과정에 있어 제대군인의 역할과 그 의미를 검토하였다. 농업협동화 초기에 각지의 농업협동조합에서는 다양한 결함들을 노출하였다. 이 가운데 가장 심각했던 사안은 조합의 운영・관리를 주도하는 간부의 부족 문제였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에서는 조합의 간부를 담당할 인적 자원으로 제대군인에 주목하였고, 점차 이들을 조합 내 핵심 세력으로 배치하였다. 당시 다수의 인민군 병력을 제대시킬 수 있었던 요인은 사회주의 진영의 국제적 긴장완화 움직임과 더불어 북한 내부적으로 농촌노동력의 확보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제대군인들은 군대에서의 단체생활을 통해 체득한 육체적 강인함과 규율화 된 생활방식을 기반으로 조합 운영의 전반을 장악해 나갔다. 조합에 진출한 제대군인들은 기존 조합원들 사이에 집단주의 의식과 선진 영농기술을 보급하는 데 분투했다. 이들은 모범적인 근로를 통해 농업협동화의 우월함과 당위성을 환기하였으며, 농촌사회에 잠재하던 온정주의・권위주의를 공격하여 조합 운영의 공고화를 도모했다. 또한 제대군인은 당시 광범위하게 수행된 관개공사에 중요 노동력으로 활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냉상모 보급에 힘쓰는 등 전통적 영농방식의 변화에도 깊숙이 개입하였다. 이처럼 제대군인은 1950년대 북한의 농업협동화에 있어서 주도적・핵심적 역할을 담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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