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에서는 통일대비 교육통합 문제의 예견을 위한 이해차원에서 북한 교육의 주 행위자인 교사의 인식과 경험을 탐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북한교육관련 문헌연구 및 북한에서 교직경험이 있는 탈북자와의 면담을 통해 북한의 교육체제와 교육일상을 교차시켜 북한사회의 교육문화를 살펴보았다. 특히 북한에서 교사들이 학교에 배정되어 교직에 종사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교육의 또 다른 주체인 학생 및 학부모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학교와 사회에서 스스로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하는지에 주목하였다. 연구결과 첫째, 북한 사회에서 공식적으로 규정한 교사의 역할은 혁명가이자 지식인으로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북한교사의 교육적 활동의 우선순위는 학습을 통해 개인의 역량을 극대화시키는 것보다 집단적 체제순응의 과정에 무게를 둔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었다. 둘째, 연구 참여자들의 일상적인 교직경험 속에서 직업적 혁명가로서의 책임감과 소명의식이 발현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북한의 불안정한 경제사정 속에서 북한교사의 역할은 현실과 타협하면서 재구조화되는 과정에 있었다. 셋째, 북한교사의 권한과 영향력을 학생들과의 관계맺음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북한에서는 교사의 ‘담임책임제’를 기조로 학급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교사와 학생이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인 밀착형 관계를 유지해야 했고 이에 따라 구조적으로 교사의 권위가 강하게 유지될 수 있었다. 궁극적으로 교권은 학생들에 대한 장악과 통제를 일상화하는 정치성으로 귀결되는 실무적 권한의 행사를 통해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이 북한체제의 규범적인 교사상과 역할을 알아보고 실제 북한에서 교사생활을 했던 연구 참여자들이 규범적인 틀을 어떻게 해석, 수용, 변용했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는 북한의 학교교육을 단순히 기능적 차원으로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서 북한 교사의 실제적 경험과 삶에 대해 탐색했다는데서 연구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