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의 국제법적 지위와 이에 대한 국회의 비준 동의와 관련한 논란이 한창이다. 이를 검토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과연 북한이 국제법인격 즉 국제법 주체성을 가지고 있느냐이다. 국제법 주체 중 국가의 구성요소에 대한 일반적 정의에 따른다면 북한은 영토, 국가, 정부, 외교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 국제법 주체인 국가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가사 북한을 국가가 아니라고 한다 하더라도 국가적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는 북한은 적어도 국가에 준하는 국제법 주체성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북한과의 어떠한 합의든지 국제합의에 해당한다. 국가든 아니든 국제법 주체간의 합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것이 “법적 구속력을 가진 합의인가 아닌가.”이다. 일반국제법상 조약이라 함은 국제법주체간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기로 한 합의이다. 따라서 판문점 선언이 조약인지 아닌지는 북한이 국가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판문점 선언에 대해 남한과 북한이 법적 구속력을 부여했는지 아닌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이러한 법적구속력의 부여 여부는 우선적으로 당사자의 명시적인 의사를 따르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러한 명시적 의사를 알 수 없는 경우, 합의의 전후 상황, 합의의 내용 및 형식 등을 모두 종합해서 그 의사를 추정할 수밖에 없다. 일부 구체적인 합의에도 불구하고 앞서 언급한 모든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판문점 선언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일종의 공동선언이나 신사협정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한 법적 구속력 없는 합의에 대해 국회의 동의를 요구한다면 어떠한 문제점이 발생하며 이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인가. 우선 법적 구속력의 측면에서 이미 법적 구속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판문점 선언에 대해 뒤늦게나마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기 위한 일방적 의사표시로 국회의 동의를 추진했을 수 있다. 하지만 법적 구속력을 판단하는 기준은 포괄적이기 때문에 국회 동의를 추진한다는 일방적 의사만으로는 법적 구속력이 충족 될 수 없다. 따라서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후속합의를 추진하고 이에 대해 국회의 비준 동의를 요청하는 것이 합당하다. 또한 헌법 조항과 판례 및 학설의 입장에 따라 판문점 선언에 대해 국내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부여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법적 구속력이 없는 신사협정에 대해 국회가 동의한다고 해서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질 수는 없는 것이다. 이행법률 제정 등을 통해 별도로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옮은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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