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전개된 중국의 부상과 북한 핵 문제는 한국에서 중국과 북한에 대한 위협인식을 강화시키고 미국에 대한 위협인식은 약화시켰다. 이러한 변화 흐름은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세대에 영향을 미친 기간효과(period effect)로 나타났다. 반면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에 한 세대가 집단적으로 경험한 것은 그 세대의 정치적 성향과 인식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코호트 효과는 주변국에 대한 세대별 인식 차이를 설명해준다. 한국의 ‘386세대’가 코호트의 대표적인 예이다. 주변국인 미국과 북한에 대한 호감도는 역의 상관성을 보이는데 미국에 대한 가장 낮은 선호와 북한에 대한 가장 높은 선호를 보이는 386세대가 세대별 주변국 인식의 분기점이 되는 경향을 보인다. 중국의 부상을 성장기에 목도한 젊은 세대일수록 중국에 대한 선호는 낮게 나타났다. 주변국에 대한 이러한 세대별 인식 차이가 외교·안보·대북(통일)정책에 대한 의견 차이로 이어져 남남갈등의 핵심 축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 과거 청년 대 장년층의 인식 차와 달리 민족주의적 성격이 강한 386세대가 장년층으로 이동하면서 통일과 북한에 대해 회의적인 탈냉전·밀레니얼세대와 새로운 세대 구도를 형성 할 가능성이 있다. 이념과 세대균열이 중첩된 남남갈등 관리를 위해서는 코호트 분석과 향후 장기간에 걸쳐 동일 코호트에 대해 반복적인 조사를 실시하는 패널 데이터(panel data) 구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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