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오부치 정권 시기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성립과정에서 나타난 일본의 대응을 분석한 것이다. 특히 1990년대 일본 정치의 구조적 변동 속에서 나타난 정치행위자의 인식 변화에 주목하여 이것이 공동선언 결정과정에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추적한다. 그 결과 관저 외교의 영향력, 정치엘리트의 대한인식 및 상호관계의 변화가 일본의 대한외교의 방향을 좌우하는 중요한 유인임을 확인하였다. 오부치 정권이 신속하게 합의에 도달한 데에는 수상-외무성 주도의 관저 외교를 중심으로 한국 측과 균형점을 찾는 한편, 어업협정 및 북한 문제에 대해서 자민당과 절충안을 모색하는 균형전략이 결합된 데 있다. 따라서 한일 공동선언은 일본의 외교정책 결정과정에서 균형전략의 리더십이 갖는 경험적 유효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더불어 해당사례는 대한외교 전략의 경직성이 나타나는 현행 일본의 외교결정과정과 대비된다. 이는 관저 외교의 적용방식과 세대교체에 따른 정치가 행동양식의 변화가 대한외교에 부침을 가져왔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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