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과 북한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최전선에서 대리전쟁을 치러왔고, 북한은 사회주의의 흔적을 이데올로기 뿐만 아니라, 공간과 도시에도 남겨 놓았다. 북한의 공간에 대한 사회주의의 이념의 적용은, 조방적(extensive) 토지이용을 가져왔고, 도시의 성장을 억압하였다. 공간에 대한 정치적 판단은, 직장과 주거지의 근접과 지역공동체를 추구하였고, 산업시설을 분산시켰다. 공간에 대한 군사적 판단은, 중공업 우선주의와, 휴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공업도시와 북부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중공업화로 나타났다. 또 북한의 도시에 나타나는 도시계획의 특징은 소련‧동구의 경험에 북한의 현실을 반영하는 절충주의이다. 특히 평양은 이념의 선전도구이면서, 주체사상의 영향으로 서구적 특징과 북한적 특징이 결합되었고,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의 개인적 ‘의도’와 ‘취향’까지 반영되었다. 한편 통일 이후 평양의 지리적‧정치적 위상을 고려할 때, 세종시의 존속에 대한 논쟁도 일어날 수 있다. 북한의 주민은 크게 3개, 작게는 51개로 구성된 신분계층 체제에서, 불만을 표출하기보다는 신분상승에 목표를 둔, 체제순응적 주민이 되었다. 한편 1990년대 이후 출생한 ‘장마당 세대’는 북한 체제에 도전적인 계층이면서, 비공식적인 도시개발의 협력 계층이다. ‘장마당 세대’는 남한주도의 통일 이후에는 자본주의 체제에 가장 빨리 적응하고, 북한의 경제발전을 주도할 계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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