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에서는 2019년 2월 말 하노이에서 개최된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하여 미국과 영국 언론의 보도 내용을 중심으로 하노이 정상회담과 관련된 협상 전략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미북 정상회담에 적용될 수 있는 여섯 가지 협상 이론과 미국과 유럽의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접근의 차이를 소개한 후, 미국과 영국 언론이 하노이 회담 결렬의 원인이 무엇이며 누가 책임이 있으며 해결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보도 내용을 비교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미국과 유럽의 북한 핵 문제 해결에 대한 외교적 접근에 따라 미국과 영국 언론 간 주요 의제 설정에도 차별성을 구성하고 있다. 트럼프는 북한에 대해 ‘완전한 핵 폐기(CVID)’1)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압박과 유인의 양극’을 오가는 외교 정책을 펴고 있다. 이를 배경으로 미국 언론도 CVID라는 단일 사안(single-issue)을 주요 의제로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유럽은 북한 문제를 복수 사안(multi-issue) 이 엉킨 과제로 보고, ‘제재와 유인 간 균형(critical engagement)’을 통해 해결하려는 외교적 접근을 하고 있다. 이를 배경으로 유럽을 대변하는 영국 언론은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 북한의 식량과 인권 문제등 의제의 다양성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주요 의제의 차별성을 바탕으로, 서구언론매체가 제시한 하노이 정상회담의 협상 전략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첫째, 미국과 영국 언론은 ‘맞바꾸기(logrolling)’ 와 ‘위협’ 전략의 틀로 협상 결렬의 원인을 제시했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가 김정은의 ‘맞바꾸기’ 제안을 거절하고, 갑자기 ‘all or nothing’의 협박 구도로 돌아선 것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도했다. 반면, 영국 언론은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 원인을 맞바꾸기에 실패한 미국과 북한 양쪽에 돌리고 결렬 결과 미북 모두에게 불리한 타격(setback)을 입었다고 제시했다. 둘째, 협상 결렬의 책임 소재의 경우, 미국과 영국 언론 모두 ‘죄수의 딜레마’와 ‘인지적편향성’이라는 협상 이론의 틀에서 보도했다. 우선, 미북 간 뿌리 깊은 불신과 소통의 부재를 주요 이유로 내세웠으며, 또한 트럼프와 김정은의 ‘인지적 편향성’을 미북 협상의 부정적 요인으로 주목했다. 셋째, 문제 해결 방안의 경우, 미국과 영국언론은 치킨 게임의 틀로 제시한다. 미국언론은 미국과 북한의 협상 목표가 서로 평행선을 달리는 경쟁적 구도에 주목하며, 미국의 강성 입장 2)의 당위성을 시사한다. 반면, 영국 언론의 경우, 유럽의 대북 외교정책인 ‘통제된 융통성’을 배경으로, 정상회담에서 막판 절충안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 논문은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에 관한 보도 내용과 협상 이론의 결합을 통해 이론적 개념화의 툴을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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