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북한의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은 역사 유적에 한정된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무형문화재인 비물질문화유산 분야로 관심이 확대되어 가고 있다. 특히 북한에서는 1980년대 후반 조선민족제일주의가 중요한 통치 이데올로기로 선명화된 이후 민속명절 복원과 같은 진흥정책이 확산되었으며, 2012년에는 비물질문화유산 관련 법률을 만들어 일부를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시키기도 했다. 북한의 비물질문화유산 정책의 고도화가 의미하는 시사점은 북한체제가 조선민족제일주의를 안정적인 지배담론으로 정착시켰다는 점일 것이다. 최근 북한의 비물질문화유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음식문화와 관련된 분야에서 그 수가 두드러지게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음식문화가 사회주의 문화에서 배척할만한 계급적 의식과 무관하게 일상에서 인민들의 삶 속에서 전승되었던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향후 비물질문화유산에 관심은 북한의 체제유지를 위한 정책의 일면을 이해하는 것과 함께 북한 주민들의 일상생활문화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관점이 요구된다. 따라서, 북한의 비물질문화유산에 대한 연구는 상위에서 이루어지는 정책 행위를 파악하는 것과 함께 북한 사람들이 형성해온 문화 그 자체에 대한 현상적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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