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중심에 위치하는 鐵原은 일찍이 그 지정학적 중요성을 간파한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京元線이 부설된 교통의 요지이다. 경원선은 조선후기 이래 전통 교역로인 三防路(추가령 구조곡)를 따라 철원평야 일대를 남북으로 관통했던 것인데, 당시 개항장인 元山을 경유해 일본 ‘內地’에 이르는 국제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었다. 철원 현지에는 철의 삼각지, 백마고지, 피의 능선 등 한국전쟁 때부터 익히 알려진 격전지가 DMZ 일대에 펼쳐져 있는데, 지금도 남북한 군사전력의 상당량이 경원선의 철도라인을 따라 집중 배치되어 있다. 이러한 엄중한 ‘휴전’상태에서 철원의 역사문화 및 자연 유산을 활용한 미래 ‘평화신도시’의 조성은, 휴전선을 경계로 남북 양측의 정치・군사적 긴장을 완화・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이 글은 ‘한반도 평화로 가는 길’을 분단의 역사현장인 鐵原에서 모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 철원에서 막힌 철길과 물길을 뚫어내는 것이야말로 남북간 평화공존, 교류・소통의 커다란 ‘물꼬’를 트는 작업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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