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북한 문학 연구의 새로운 의제로 개념사적 접근과 매체론적 관점을 제안하는 시론(試論)이다. 이는 북한 문학에서 정전(正典, canon)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한 방도이다. 문학 개념이 남북으로 분단된 상황을 분석하고, 북한 문예지 『조선문학』을 매체론적으로 분석하는 접근법이 한 예이다. 이를테면 사실주의(리얼리즘) 창작방법이 남북에서 활용된 사례를 통시적으로 살펴보면 같은 개념이 매우 다르게 사용됨을 알 수 있다. 한편, 『조선문학』 잡지를 전수 조사하면 북한 특유의 견고한 검열시스템을 뚫고 개인숭배와 선전물의 민낯이 드러나는 현실을 마주할 수 있다. 가령 통권 200호의 편집 사고(事故)나 493, 494호의 중복 간행 사건이 좋은 예이다. 개념사적 비교와 매체론적 분석을 통해 북한 문학의 역사, 나아가 남북의 통합 문학사를 새롭게 다시 볼 수 있다. ‘(남)한국문학/(북)조선문학’의 자기중심적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코리아문학의 소통과 교류, 협력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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