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냉전시대 동·서독 역사교과서의 한국전쟁에 대한 서술내용이 냉전 초기부터 최근까지 시대별로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가를 파악하는데 목적이 있다. 독일 통일 이전까지 동독과 서독의 역사교육은 분단과 이데올로기의 대립이라는 국가적인 적대감과 체제경쟁 상태에 있었다. 이는 냉전시대 독일과 같은 분단국이었던 남북한 관련 역사교과서 서술, 특히 ‘한국전쟁’과 관련된 서술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한국전쟁 관련 동독 역사교과서의 서술은 1952년부터 1989년까지 지속적으로 일관성 있게 한국전쟁은 미국과 남한 괴뢰정부가 계획한 것이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서술은 한국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이 전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당시 미국과 남한 정부가 보였던 여러 가지 정황 증거들에 근거하고 있다. 서독 역사교과서의 근현대사 관련 서술에서 한국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청일전쟁부터라고 할 수 있지만, 출판 시기를 막론하고 서독 역사교과서는 한국에 관련된 내용 중에서 ‘한국전쟁(Koreakrieg)’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분석 대상인 1951년부터 2002년까지 출간된 187권의 서독 역사교과서는 북한의 남침으로 한국전쟁이 발발했으며, 따라서 전쟁의 책임은 북한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역사교과서는 자라나는 2세들에게 객관적 역사사실을 가르치고, 바람직한 역사의식을 형성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날 동·서독과 남·북한의 역사교육은 냉전이데올로기의 영향으로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고 동맹국과의 단결을 중시하는 정치교육의 수단으로 이용되었다. 서독의 역사교과서 또한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남한에 대해서는 분단과 전쟁을 극복하고 독재와 빈곤에서 민주화와 경제발전으로 향하고 있는 제3세계의 발전모델로 파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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