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서 장마당 체제 이후 주민들 사이에 미신문화가 만연해 있다는 이야기를 언론이나 탈북자들의 구술을 통해 쉽게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미신의 확산은 장마당 체제 이후 등장한 사회 현상이라기보다는 그 이전부터 은밀하게 전승된 생활문화로서 설명할 수 있다. 곧 사회주의 생활양식이라는 강력한 규범이 미신문화와 같은 과거의 문화적 관습을 이데올로기적 질서 안으로 소멸시키도록 시도했지만 일상의 영역에서 은폐된 형식과 다양한 문화적 변형을 통해 연속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1980년대 후반 전통 명절의 부활과 함께 조상숭배 문화가 확산되면서 과거 세대에서 전승된 생활문화가 장마당 체제와 함께 활성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장마당의 성장과 함께 시장화 현상에 직면한 북한 주민들이 그들의 기복적 요구들과 내면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자연스러운 문화적 대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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