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기념일을 지정하고 이를 기념하고 있다. 북한은 국가의 정통성과 사회·경제 기념일, 사회주의 연대와 관련한 기념일, 김일성 일가와 관련한 기념일, 전통적인 민속명절 기념일 등을 지정해왔다. 이러한 기념일은 단순히 개인수준의 기억의 합산이 아닌, 사회 속에서 구성되는 개인의 집합기억의 총합을 넘어서는 집단기억의 수준인 것이다. 또한 국가나 지배자들은 현재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이러한 집단기억을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기념일은 지도자가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독점적으로 관리하는 집단기억을 현재의 사회적·상징적 틀에 의해서 재구성되는 것이다. 본 연구는 북한의 기념일을 통해 북한에서 ‘국가와 정권은 무엇을 기념하고 싶어하는 지’, ‘국가는 인민(대중)에게 무엇을 기억하도록 요구하는 지’를 확인한다. 북한에서 집단기억을 확인하는 매체로 북한의 달력을 선택했고, 정권에 의해 표기되는 달력의 기념일의 지정과 변화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어떤 집단기억을 생산 및 유통, 관리하는지를 확인했다. 북한의 지도자들은 권력의 정당성 확보와 유지를 위해 군부의 기념일을 변경하고, 개인 우상숭배를 강화했으며, 민족전통에 관한 집단기억을 적절하게 관리해 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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