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북한에서 열린 국제 포스터 전시와 당시 논의되었던 담론들을 통하여 1950년대 후반그라휘크 미술(Graphic Art)의 대표적 분야였던 포스터에 관한 이슈들을 살펴보는 것에 있다. 1950년대 후반북한의 예술계는 1960년대 주체미술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이전으로, 그 어떤 시기보다 역동성을 지닌 시대였다. 본 연구는 당시 북한의 대표적 미술 잡지였던 『조선미술』에 실린 북한에서 열린 해외 포스터 전시들에 관한 문헌들과 같은 시기 북한 내에서 논의되었던 포스터 관련 담론들을 주목하였다. 구체적으로는 1957년에 평양에서 폴란드 포스터 70여 점이 소개된 <파란 쁠라까트 전람회> 와 이듬해 소련, 중국, 몽골, 베트남, 불가리아, 루마니아, 헝가리, 독일 등에서 355점의 포스터가 전시된 <조선인민군 창설 10주년 쏘련 및 인민 민주주의국가 포스타 전람회>의 전시평을 연구하였다. 또한 같은 시기 『조선미술』에 실린 정현웅과 엄도만의 포스터 담론을 통하여 이 시기의 북한 내 포스터가 어떠한 이슈들을 지니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북한의 작가들은 당시 전시된 포스터의 주제보다는 포스터의 다양한 기법들을 주목하였으며, 국가별로 포스터의 특징을 설명하며 북한 포스터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나타냈으며, 질 좋은 포스터를 만들기 위한 인쇄술 향상의 필요성을강조하였다. 또한 이 시기의 포스터 담론들은 그라휘크 분야에 대한 사회적으로 낮은 인식과 낙후된 인쇄술의발전 필요성, 그리고 획일화된 포스터 구성 방식을 문제 제기하였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1) 포스터 작가의전문적 육성, 2) 정치적 이념을 초월한 포스터의 장르적 특수성 파악, 3) 지도자들의 포스터 전문 지식 쌓기, 4) 포스터 평가 절차의 간소화를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이러한 초기 자료의 분석은 주체미술이 확립되기 이전주요 쟁점들과 그에 대한 배경을 파악함으로써, 북한 포스터의 통시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단초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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