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의 ‘민족음악’은 사회주의 음악관에 따라 민족적 형식이라는 좁은 틀에서 벗어나 시대의 요구와 사명이 요구하는 민족 현실의 반영이라는 내용성에 무게를 두면서 그 외연을 확대했다. 이는 남북 경쟁과 주위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속에서 체제유지와 함께 국가 발전을 추구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당대의 현실에 주목하는 ‘대중성’을 열쇠로 해서 전래이자 과거인 ‘민족성’과 외래이자 현재인 ‘현대성’을 통합시켜내는 방식으로 민족음악을 구성해 갔다. 그런 점에서 북측의 민족음악은 ‘전통-서양-대중’의 구분이 아닌 장르 통합적인 성향을 띠고 있으며 외래음악과의 관계에 민감하고 유연한 자세를 취해왔던 것이다. 그러한 민족음악의 실제 모습을 구체적인 형태, 『조선민요의 조식체계』와 『조선민요조식과 민족전통화성』이라는 책으로 살펴보았다. 민족성에 대한 주목은 사회주의 국가 일반의 특성인 인민성과 연결시킴으로써 ‘인민음악’으로서 민요에 주목했으며, 또한 인민음악을 중심으로 하면서도 민족음악의 유산으로서 지배계급의 음악인 궁중음악까지 새로운 민족음악의 원천으로 삼아 왔다. 그리고 이러한 민족성에 대한 주목은 대조소조 체계의 서양 근현대 조성음악과의 교섭과 통합, 나아가 독자적 발전을 지향하기 위해 평조계면조의 우리나라 조성음악체계를 이론화, 체계화하는 일에 집중했다. 이는 과거에서부터 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체현되어 있는 전래음악의 기호와 서양을 중심으로 획득한 근래 외래음악의 현재적 기호를 인정하고 그를 발판으로 삼고자 ‘대중성’을 중시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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