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김정은 정권 초기 북한이 제작한 예술영화를 통해 북한 당국이 북한 주민에게 전개하는 일상정치를 분석하는 것이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김정은 시기 북한 당국은 예술영화 <들꽃소녀>에서 ‘인기를 얻으려고 하지 말고 복무에 성실할 것’ ‘관료나 선배의 눈치를 보지 말고 최고 지도자를 위해 양심껏 일할 것’을 강조한다. <최전연의 작은집>에서는 ‘(엘리트는) 출세를 위해 마른땅을 디디며 살지 말 것’ ‘군관 아내들은 멋 부리지 말고 병사들에게 헌신할 것’ ‘소대장은 병사들을 엄격하게 대하지 말고 사랑으로 돌볼 것’ 등을 강조한다. <들꽃소녀>에 비해 <최전연의 작은집>은 개인 욕망의 층위가 달라진 점, 특히 군 지휘관과 가족에 대해 엄격한 경계가 나타난 점이 특징이라 하겠다. 한편 <포성없는 전구>에서는 ‘성적(性的)으로 문란한 자본주의적 가치관을 경계하기’ ‘돈에 배신하지 말기’를 강조한다. 외부 세계에 대한 경계가 증가했다고 하겠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보면 김정은 정권에서는 일상에서 개인 욕망을 경계하고 외부세계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는 양상이 포착된다고 하겠다. 북한 예술영화에서 이 같은 일상정치가 나타나는 것은 일상에서 북한 주민의 ‘개인의 욕망추구’와 ‘외부세계에 대한 동경’이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정도의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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