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조선화의 전통 계승을 놓고 방향성에 대한 첨예한 논쟁이 전개되었다. 북한에서 항일무장투쟁이 전면적으로 강조되기 이전부터 조선화는 전통의 고수와 답습이 아니라 주체적 계승에 대한 지향점을 분명히 하고 있었다. 이른바 조선화가 추구하는 민족적 형식과 사회주의적 내용의 융합에 대한 논의는 이미 모색 중이었다. 1960년대 중반에 김일성에 의해 촉발된 혁명전통 논쟁이 불거졌던 문학과 영화와는 달리 조선화는 주체를 강조하는 항일무장투쟁 관련 창작을 더욱 확대하는 한편 혁파와 혁신을 지속해 나갔다. 갑산파의 혁명전통의 다원화 시도가 좌절되고 혁명전통의 유일성이 확립되면서 대대적인 항일무장투쟁의 강조와 수령에 대한 충성이 요구되었다. 조선화가 혁명전통 논쟁의 파고에 휩쓸리지 않고 주체 미술의 표본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바탕은 사상성과 예술성의 조화 속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주도해가면서 역량을 축척해 온데 있었다. 당시 북한의 시대정신을 반영한 작품들과 전통의 혁신적 계승을 뒷받침하는 기법의 추구는 조선화 변모의 바탕이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