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북한 문학에 나타난 평양의 수도 이미지, 심상지리를 통시적으로 분석한다. 분단체제를 형상화한 북한 수도의 문화 표상과 상징 투쟁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다. 문학 텍스트에 담긴 평양 주민들의 자기 수도에 대한 자부심은 분단체제의 심리적 기제로 정착되었다. 북한 문학을 ‘전근대-근대-현대’ 등 통시적으로 개관해볼 때 해방 전 일제 강점기에는 부정적 이미지가 많았다. 반면 북한문학에 그려진 해방후 현대 평양의 수도 이미지는 찬양 일색이다. 평양은 6.25전쟁 때문에 전통 문화 유산과 식민지 도시의 면모는 철저히 파괴되었지만, 그 덕분에 사회주의적 계획 도시의 위용을 자랑한다. 더욱이 1967년 주체사상 체제가 확립된 이후 ‘주체형’ 현대 도시로 거듭나는데, 천년 고도(古都)로서의 상징성과 김일성의 개인숭배적 문화 표상까지 획득한다. 심지어 평양이 5천년 단군 조선 수도라거나 한반도 수도를 넘어서 지구의 중심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평양 중심주의를 강조할수록 실은 북한 체제의 전반적 위기를 상징적으로 돌파하려는 문화정치적 의도가 안쓰럽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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