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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고구려 고분벽화 模寫圖의 가치와 활용에 대하여

The Production and Utilization of Copies of Mural Paintings at Goguryeo Tombs in Nor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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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윤희
소속 및 직함 국립문화재연구소
발행기관 한국고대사탐구학회
학술지 한국고대사탐구
권호사항 (29)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469-510
발행 시기 2018년
키워드 #고구려 고분벽화   #모사도   #북한미술   #안악고분   #강서고분   #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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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분단 후 70여년이 지난 지금, 남북이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인식과 간극의 차이 또한 매우 크다. 사회주의 체제 속에서 북한은 인민을 교화 선전하는 수단으로 문화유산을 적극 활용하였다. 북한은 해방 이후부터 월북화가들을 중심으로 고분벽화 모사에서 출발해 현재까지 창작사 소속 미술가 집단을 중심으로 문화재의 모작과 복원을 활발히 하고 있다. 남북 간 문화재 개념의 시각차를 이해하고 통일시대 문화재 분야의 보존에 대한 준비를 위해서는 북한의 미술품 모사 개념의 발단이라고 볼 수 있는 고구려 고분벽화 모사의 전통과 성격에 대하여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해방 이후 북한지역의 고구려 벽화고분 발굴과 모사도 제작의 시작은 1949년 발굴된 안악1~3호분이며, 이는 고구려 벽화고분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였다. 벽화 모사는 계속해서 훼손이 진행될 수밖에 없는 고분의 특성상, 발굴 당시 原畫의 상태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모사도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초창기 북한에서 모사도 제작에 참여한 인물은 월북화가 출신의 정현웅과 손영기였으며, 1952년부터 안악3호분을 비롯한 다수의 고구려 고분벽화의 모사도를 제작하였다. 現狀模寫의 방식으로 그린 모사도는 일제강점기 오바 스네키치(小場恒吉)가 제작한 모사도에 비해 매우 정교하게 기록되어 있어 원천자료로서 가치가 크다. 흑백사진, 유리건판 등에서 설명되지 못하는 벽화 고유의 색채는 물론 긴 세월에 걸쳐 진행된 벽화의 박락과 오염상태 등을 생생하게 기록한 모사도는 이후 북한 고구려 고분벽화 모사의 범본으로서 활용되었다. 북한의 고구려 고분벽화 모사도는 문화재 원형 기록이라는 목적 외에도 해외 선전용으로 재생산되었다. 1952년 헝가리 전시를 비롯해, 다수의 해외 전시를 위해 집체화 제작 형태로 많은 인력이 동원되어 수십 기의 모사도가 제작되었다. 1985~1987년 일본 순회전시 뿐 아니라 1990년대~2000년대 초 한국에도 북한 화가들이 제작한 모사도가 전시된 바 있다. 북한에서 고구려 벽화의 해외전시와 대중전시에 적극적인 이유는 정권의 역사적 정통성을 가시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북한 고유의 역사가 아니라 한민족의 고대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인식시키는 긍정적인 결과도 가져왔다. 북한의 고구려 고분벽화 모사도는 시기별 벽화의 상태 정보를 추적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록물이자 문화재 복원을 위한 원천 자료가 되며, 나아가 전시 및 교육용으로 활용가치가 높다는 점에서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계승해나가야 하는 현대인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준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