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로동신문』에 기록된 국제부녀절에 대한 기억들을 살펴보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해방 후부터 현재까지 통시적으로 고찰한 이 글에 따르면, 북한의 국제부녀절은 시대에 따라 다른 결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 북한에서 국제부녀절은 여성을 위한 날, 남편이 아내에게 아침밥을 해주는 날, 남성이 여성에게 꽃과 선물을 주는 날로 일상에서 경험되고 있다. 이 글은 국제부녀절에 대한 역사적 기억과 일상의 경험들을 기념의례와 문학적 형상을 통해 고찰하였다. 언어적, 시각적, 청각적 기호가 공존하는 기념의례의 공간은 문화적, 정치적 맥락과 당시의 시대정신, 지배이데올로기를 보여준다. 1950년대 계몽의 기획은 운동적 성격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주체시대와 선군시대를 지나면서 국제부녀절의 원래적 의미는 탈각되고, 혁명역사를 전유하고 유일적 영도를 정당화하는 기제로서 작동하였다. 그리고 오늘날 북한은 모성영웅을 호명하며 낭만적 초월에 이르고 있다. 북한이탈주민이 기억하는 국제부녀절은 기념일이 함유하고 있던 운동적 방향과 이념성이 소거되어 있다. 이는 상위심급이 주도하는 의례의 성격과 일상의 감각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일상의 경험이 상위심급의 주도 하에 전파된 것임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로동신문』은 역사적 기억의 저장소이다. 사적 기억 속에서 국제부녀절이 어떤 모습인지 알 수는 없다. 그렇기에 과거의 복원은 태생의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동신문』은 국제부녀절이 기념되는 방식의 차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독특성과 지속성을 오히려 입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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