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북한, 통일을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로 심각한 사회갈등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남북관계’의 출현은 분단을 자양분으로 삼아 한국 사회를 지배했던 이데올로기 지형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즉 지금까지의 분단-냉전 체제가 변화하면서 과거의 이데올로기적 정당성이 허물어지고 있으며, 어느 일방의 극단적 선택이 더 이상 정당성을 얻지 못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냉전구조의 해체는 지금과 같은 ‘이분법적 갈등’이 더 이상 정당성을 갖지 못하게 됨을 의미한다. 그러나 분단-냉전 구조의 해체가 갈등 해결의 필요조건을 제공해줄 수 있지만,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냉전의 담론 지형을 탈냉전의 담론 지형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며, 제3의 길을 찾기보다는 오히려 민주주의와 평화와 정의 등 보편적 가치를 통한 담론의 재편성을 통해서만 건전한 갈등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적 가치 그리고 평화와 정의에 대한 보편적 가치의 확산과 강화가 든든하게 밑받침되어야 한다. 냉전의 분단-안보-전쟁 패러다임이 근원적으로 의심받고 있고, 해체되고 있는 현실의 조건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의 민주주의적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보편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 기반을 둔 건전한 정책 경쟁을 이끌어나가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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