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후반에 김일성에 의해 기초적 개념이 처음 제기되고, 1980년대에 김정일에 의해 완성된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은 이데올로기 전파의 직접적 수단이 되는 북한의 신문, 방송 등 언론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이 이론에서는 혁명적 수령의 역할이 크게 강조되고, 수령, 당, 인민 대중의 관계가 혈연적이라고 규정되는데, 이에 대해 그간 유교와의 공명(共鳴), 특히 주자학적 전통과의 공명이라는 평가가 이루어져 왔다. 이 글에서는 이 이론에서 혈연적 관계라고 규정되는 수령, 당, 인민대중의 관계가 사실상 의제적(擬制的)이라는 점에 착목하여, 김일성·김정일이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의 개념을 직접 제시한 연설 및 담화문을 중심으로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에 나타난 사회관계의 성격에 대해 검토해 보았다. 그 결과,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에서 제시되는 사회관계는 북한사회에 고유한형태로, 이는 변형된 형태의 유교(주자학)와의 공명에 해당하며, 중세 유럽 및 일본사회에서 크게 발달한 초혈연적·계약적 사회관계와도 그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결국 북한 사회에서 주요 언론이 전통적 유교, 즉 성리학과는 그 성격이 다른 국가 근간 이데올로기의 보급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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