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과나눔 아카이브 8000만

전체메뉴

학술

  • HOME
  • 논문
  • 학술

김정은 시대의 북한 단편소설에 나타난 서사적 특성 고찰 -사회주의적 이상과 현실의 균열적 독해-

A Study on the Narrative Characteristics appeared in North Korean short stories of Kim Jung Eun era -cracking reading of socialist ideals and reality-

상세내역
저자 오태호
소속 및 직함 경희대학교
발행기관 인문학연구원
학술지 인문학연구
권호사항 (176)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147-176
발행 시기 2018년
키워드 #김정은 시대 소설   #북한소설   #북한문학   #<영원한 품>   #<성전의 나팔소리>   #<영원할 나의 수업>   #<보습산>   #<재부>   #<세대의 임무>   #이면적 독해   #균열적 서사   #오태호
원문보기
상세내역
초록
2018년 9월말 현재 김정은 시대의 북한문학은 변화의 기로에 놓여 있다. 2018년 1월 이후 전개되는 한반도 주변의 정세는 비핵화 의제를 둘러싸고 평화 체제 구축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남북 정상회담이나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된 분위기가 반영된 북한 문예물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2018년에도 여전히 부르주아 반동문화를 배격하며 주체 사실주의를 강조하는 가운데 ‘5대 교양’을 강조하며 사상 전선의 기수가 문화예술인임을 ‘김일성-김정일 시대’처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글에서 살펴본 문학 작품들은 북한 사회의 속살을 보여주면서 북한 사회의 유연한 면모를 가늠하게 해준다. 먼저 ‘김정은 시대의 이상과 현실’을 보여주는 두 작품 중 김하늘의 <영원한 품>에서는 ‘김정일 애국주의’와 인민 생활 향상이라는 두 가지 핵심적 의제가 김정은 시대의 주체문학의 방향이 될 것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리동구의 <성전의 나팔소리>에서는 북미 간 대결로 치닫던 2017년까지의 전쟁 고조 분위기를 확인하면서 전쟁을 반대하기 위한 철학으로서의 ‘사랑과 평화의 논리’를 강조하는 북한 지도자의 이상과 현실의 역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로 ‘사회문화적 과잉과 결핍’을 보여주는 두 작품 중 전충일의 <재부>에서는 ‘희천속도’를 강조하는 북한 사회가 ‘속도 지상주의’에 강박되어 노동자들에게 노동 과잉을 강요하는 사회주의적 현실의 억압적 이면을 보여주고 있음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리고 서청송의 <영원할 나의 수업>은 전공인 컴퓨터뿐만 아니라 문학, 체육, 음악에도 조예 깊은 교사가 훌륭한 인재임을 강제하는 인재 양성 현실의 모순적 이면을 비판적으로 읽을 수 있었다. 셋째로 ‘공적 담론과 사적 욕망의 균열’을 다룬 두 작품 중 오광철의 <보습산>에서는 인공위성 발사와 청년의 사랑을 연동하면서 과학 기술의 미래를 희망하는 북한 사회의 욕망과 균열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홍남수의 <세대의 임무>는 부모 세대의 공익적 가치 추구가 아들 세대의 자유주의적 생활 추구보다 우선하는 의제임을 통해 신념과 도덕 교양을 강제하는 북한 사회의 세대론적 책무를 확인할 수 있었다. 2018년 한반도 평화 체제의 구상은 비핵화 의제의 지속적인 검토 속에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아직 북한 문학 작품 속에 반미 구호가 반영되어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냉전적 대결 구조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하지만 북한 사회의 단편소설을 꼼꼼히 분석하면 당문학의 검열 체제 아래에서도 이면적 현실을 독해할 수 있다. 즉 북한 사회의 이상과 괴리된 현실적 조건들이 곳곳에서 암시적으로라도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대목을 균열적 틈새 읽기로 읽어낸다면 북한 체제의 사회적 전망과 다르게 드러나는 인간적 욕망의 미세한 표정을 들여다보면서, 북한 문학의 진정한 재미를 확인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이러한 이면적 독해의 방식이 북한 문학과 남한 독자의 간극을 좁혀 남북한 문학의 점이지대를 확장하는 방법이 되어 남북한 통합문학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