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이상 다른 체제를 표방하며 달려 온 남과 북은 정치적으로는 수 차례 민족 화합을 위한 공동 성명을 발표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적대 관계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 서로의 체제를 강요하는 일방적 통일론으로 민족 화합을 담보할 수 없는 형편임에도 남북 공식문서에는 ‘통일’과 ‘혁명’이 국가적 과업으로 남아 있다. 남북 정부가 주도해온 통일 정책이 정치적 대결을 초월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는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종교 교류를 통해 남북의 주민들은 국가적 통일론을 뛰어 넘는 새로운 민족 화합의 길을 모색할 수 있을까. 법적 장치가 마련되기 이전부터 민간 교류는 종교인들에 의해 시작됐다. 종교인들에게 있어서 민족 화합은 보편적 인류애는 물론 종교적 신념을 실천하게 하는 미션이다. 본고에서는 1980년대부터 시작된 개신교와 천주교, 불교의 교류 역사를 살펴 보고 각 종파의 유형별 특징을 조명하고자 한다. 또한 각각의 종교적 가르침 속에서 남북 화합의 토대가 될 수 있는 에토스(ethos)를 규명해보고자 한다. 앞으로 새롭게 전개될 민간 교류에 있어서 각 종파별 특성과 가르침이 민족 화합의 보편적 유형과 가치로 제시될 수 있을지 가능성과 한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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