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중국과 북한의 공산주의 정권이 근대국가 형태로써 공산주의 체제를 수립하는 과정에 지역 내 천주교의 생존 여부가 상이하게 나타난 원인을 비교 분석하는 데 목적을 둔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비슷한 시기에 공산화된 중국과 북한은 비슷한 정치사회적 양태를 보이면서도 특정 부분에서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지역 내 천주교 단체의 존속 역시 이 부분에 해당한다. 두 정권은 역내 천주교를 당의 지배를 받는 하위 단체로 포섭하기 위해 접근했지만 중국에서는 천주교가 애국회와 지하교회로 나뉘더라도 제한된 형태의 교회로 남게 된 반면, 북한 지역의 천주교는 ‘침묵의 교회’라 불리듯 단 한명의 사제나 수도자가 남지 않은 불모지로 전락하는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본 논문은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게 되었는지 연구 질문을 던진다. 본 논문이 중국과 북한의 천주교의 잔존 여부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설정한 것은 역내 천주교 구성원의 정체성과 당시 정권이 지니고 있는 이들 존재에 대한 위협인식이다. 당시 외부 종교인 천주교는 동아시아에 진출할 때 서구 제국주의 세력과 중첩된 모습으로 선교지에 도착하였으며, 서구 여러 지역에서 파견된 수도회는 수도회 본거지를 둔 국가이익에 선교 활동을 맞추기도 하였다. 이 과정에서 각 지역의 천주교 구성원이 지니고 있었던 종교적 정체성과 민족적 정체성은 지역의 정치사회적 여건에 따라 충돌하였고, 천주교에 대한 상이한 집단 기억을 갖게 하였다. 이 집단기억은 극단의 시대에 형성된 각 지역의 공산주의 정권에 자신들의 지니고 있는 정체성에 따라 제한된 순응 내지 저항을 선택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는 점이 논문의 주요 논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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