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추리소설 『네덩이의 얼음』은 북한이 위안부 문제를 다룬 최초의 소설이다. 제목인 ‘네덩이의 얼음’은 일본 열도의 비유적 표현이다. 이글에서는 북한의 추리소설에 대해 검토한 후 『네덩이의 얼음』이 기존의 북한 정탐물, 반탐물과는 달리 정탐계 추리소설임을 밝혔다. 그리고 북한의 위안부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았다. 북한이 남한의 소설들처럼 사적인 이야기의 방식이 아닌 동아시아 여성문제를 통해 성노예로서의 위안부를 소환한 것은 문학이 위안부의 서사를 뛰어넘기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회적으로 성노예 피해자와 관련이 있는 동아시아 4개국의 인물들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남북만의 문제가 아닌 동아시아의 문제로 확장시키고 있는 것에서 북한의 위안부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작품은 위안부 문제를 통해 일본의 우경화를 동아시아가 함께 대처해야할 문제로 보고 있음을 알게 한다. 그리고 ‘간악한 원쑤’로 지칭되며, 악랄하거나 희화된 인물로 묘사되던 기존의 소설들과는 달리 이 소설은 이성적인 일본인, 인간적인 일본인, 평범한 일본인, 극우인 일본인을 구분하여 묘사함으로서 일본인에 대한 변화된 시각도 보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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