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남북한 문학장에서 ‘독자’는 과연 누구이며 그 사회적 위상은 어떤지 비교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독자’ 개념의 분단사를 고찰하기 위하여 『조선문학』, 『현대문학』, 『창작과비평』 등 대표적인 문예지의 독자란(독자투고)을 비교 분석하였다.예상되는 가설은, 남한 독자는 독서시장 소비자의 지위에서 정보 습득과 교양 구축의 욕망을 담고, 북한 독자는 체제 선전과 계몽의 피교육자 논리를 체득하는 식으로 대비되리라는것이었다. 이 가설은 실제 남북한의 문예지 독자란을 통시적․공시적으로 비교한 결과 절반만 맞았다. 문학작품을 통한 작가의 의도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독자의 피계몽자-소비자적 성향을 보이리라는 가설은 맞았다. 반면, 문예지 독자란의 매체 특성일 수 있겠지만, 작가론․작품평을 통해 독자가 문학장의 또 다른 주체로 작용하는 역동적인 담당자임을 새롭게 확인할 수 있었다. 남북의 체제 차이에 상관없이 엘리트 독자는 작가, 편집자와 동등하거나 때로는 그들을 선도하는 비평가나 적극적 소비자로 올라서서 문학장의 주체로 격상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다만 아날로그와 디지털 문명의 공존 시대에 작가-독자의 경계가 허물어진 지금, 독자의 위상을 한반도적 시각에서 비교할 만큼의 공통기반이 급격하게 사라지고 있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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