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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작가 소설에 나타난 여성 표상 연구

A Female Representation of Novels Written by Writer from North Korea

상세내역
저자 이경재
소속 및 직함 숭실대학교
발행기관 인문학연구원
학술지 통일인문학
권호사항 76(285)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255-285
발행 시기 2018년
키워드 #탈북 작가   #여성   #가부장제   #선군시대   #돌봄   #이악함   #이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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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은 탈북 작가들의 소설에 나타난 여성상이 성별에 따라 구별되어 표상되는 양상을 살펴보았다. 북한에서는 남성 중심적인 권위주의 문화 속에서 여성들에게는 수동적이고 헌신적인 여성상이 강제된다고 한다. 이것은 탈북 남성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서 일정 부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여성상의 상당 부분이 가부장제를 내면화 한 남성들의 판타지에 기인한 가상일지라도, 북한 여성들이 실제로 겪는 젠더적 고통은 결코 적은 것이 아니다. 이지명은 <금덩이 이야기>, <불륜의 향기>, <확대재생산>를 통해 권위주의적 남성 문화와 이에 바탕한 이상적 여성상을 일관되게 작품화하고 있다. 윤양길의 <어떤 여인의 초상화>도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수동적인 선군(先軍)시대의 북한 여성상을 보여준다. 이처럼 수동적으로 사물화 될 것을 강요받는 사회적 환경은, 북한 여성들에게는 엄청난 폭력이며 이후에 정신적 문제를 일으키는 하나의 병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탈북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서는 선군 시대 이후 여성들에게 강요된 이상적인 여성상이라고 할 수 있는 ‘돌봄’과 ‘이악함’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를 살펴보았다. 탈북 여성 작가인 김정애와 설송아는 선군 시대 이후 강조된 두 가지 여성성, 즉 ‘돌봄’과 ‘이악함’의 모습을 체화한 여성들을 지속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김정애의 소설에는 돌봄의 윤리를 체화한 여성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는데, 돌봄의 윤리에 집착하는 것은 탈북 여성의 건강한 삶을 가로막는 장애가 된다. 설송아는 <진옥이>, <초상화 금고>, <제대군인>을 통해서 ‘이악함을 무기로 시장의 주체’가 된 북한 여성을 반복적으로 형상화한다. 설송아의 작품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북한 여성의 이악함이 바로 성(性)을 통해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설송아의 소설 속 여성인물은, 정권으로부터 생존에 대한 책임을 부여받아 시장의 주체가 되기 위해 필요로 되는 이악함의 정도를 훨씬 뛰어넘는다. 이것은 그녀들이 정권의 지배논리를 그대로 따르는 순종적인 신민의 차원을 넘어서 그것에 도전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김정애의 소설과는 달리 설송아의 소설에 북한체제에 대한 강렬한 비판정신이 드러나는 것도 설송아 소설 속 여성들의 과도한 이악함이 지닌 정치적 의미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급변하는 북한 사회 속에서 무기력한 존재로 전락하는 북한 남성들이 보여주는 과도한 폭력성도 한국문학이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대상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