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19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 정상은 3.1운동 100주년을 공동으로 기념하기로 하고, 그를 위한 실무적인 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북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3.1운동 100주년 행사는 3.1운동에 대한 남북의 분단된 집합기억을 통일을 위한 집합기억으로 만들어 가는 실험장이 될 것이다. 남북의 역사교과서는 3.1운동이 전 민족적인 반일 항쟁이었음을 공통적으로 언급하지만, 운동의 배경과 주도세력뿐 아니라 성과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남측은 운동의 배경으로 윌슨의 민족자결주의, 주도세력으로서 민족대표 33인, 성과로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립을 강조했다. 반면, 북측은 러시아혁명과 민족해방운동, 노동자․농민층의 진출, 부르주아민족주의 세력의 몰락과 당과 수령의 지도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강조했다. 그것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남북의 체제적 분단이 낳은 결과이자, 남북 정권의 정통성 확보를 위한 경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3.1운동에 대한 남북의 분단된 집합기억을 통일을 위한 집합기억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3.1운동에 대한 기초 자료 전수 조사와 정리 작업을 남한과 북한, 코리언디아스포라가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역사 교재를 만들어 남북 주민과 코리언디아스포라가 자신의 지역에 국한된 3.1운동 해석을 넘어서 전 민족의 3.1운동 경험을 가르치고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역사 연대’를 통해 일제의 식민 지배와 남북 국가의 필요에 의해 찢겨지고 갈라진 코리언의 수난의 역사와 그 역사 속에서 분투해 온 코리언의 노력을 우리 모두의 자산으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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