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탈놀이 연구자로 잘 알려진 김일출(金一出, 1911-?)에 대해 고찰하였다. 먼저 동북제국대학(東北帝國大學) 학적부를 발굴해 그 내용을 검토함으로써 생년월일, 새로운 학력, 가족의 만주국 이주 사실을 밝혔고, 과학원에서 간행된 ‘민속학연구총서’의 실상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선행연구에서는 월북 이후 김일출이 탈놀이 연구와 고대사 연구를 병행한 것으로 보았다. 이에 대해 본문에서는 김일출의 탈놀이 및 고대사 연구가 역사민속학의 일환에서 수행된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김일출이 1953년경부터 과학원 민속학연구실 연구사로 근무하며 역사민속학 연구를 마무리하고, 1957년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농촌의 변화를 기술하는 ‘현재를 다루는 민속학’(현재민속학)을 모색하였음을 처음으로 밝혔다. 역사민속학과 현재민속학은 서로 보완하면서 발전하는 성격의 것이었다. 김일출은 역사민속학이란 과거 인민들의 문화, 풍습을 연구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현재의 그것과의 연관성을 구명하려고 노력하였다. 1957년 이후 김일출의 현재민속학은 변화하는 물질적, 정신적 변화의 실상을 포착함으로써, 역사민속학과의 협업(協業)을 통해 그 비판적 계승을 강조하며 그 실상을 기술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민속학은 변화하는 현실을 전면적으로 긍정하고 이를 추종하는 성격을 강화해 나갔다. 현재민속학을 주창한 1957년은 이미 1956년 8월 종파사건 이후 북한 사회가 경직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시도된 것이었고, 체제 비판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한계도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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