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미디어가 재현하고 있는 탈북민의 정형화와 타자화 양상에 주목해, 탈북민 당사자의 인식과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았다. 구체적으로, 북한 관련 방송과 유튜브 영상의 탈북민 재현에 대해 탈북민이 인식하는 북한 관련 콘텐츠의 특성과 평가를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도출해 보고자 장기 거주 탈북민을 대상으로 초점 집단 인터뷰(FGI)를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탈북민들은 북한 관련 콘텐츠가 남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자극적인 소재 중심이라는 문제의식을 지니고, 이들 콘텐츠의 과장되고 왜곡된 재현으로 인해 자신들이 불신과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디어에 묘사된 불우하고 무지한 타자의 이미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남한 질서에 순응하는 동화된 타자로서 ‘순종적인 여성상’에 대해서도 비판적 인식을 보여주었다. 또한 다양한 탈북 동기와 함께 북한의 변화된 사회문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탈북민의 이미지를 정형화하고 있는 방송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나타났다. 탈북민들은 자신들의 다양함과 개별성이 인정되는 프로그램과 체제가 아닌 북한 주민들의 삶을 보여주는 방송을 기대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탈북민의 한국 사회 적응을 돕고 통일에 대비하기 위한 방송의 역할을 재고함과 동시에 북한과 탈북민을 재현하는 프로그램의 개선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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