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국제정세 속에서 북중 간 ‘전략적 협력’이 어떠한 내재적 동인에 의해 재구성되고 있는지를 존재론적 안보 이론을 통해 분석한다. 전통적 안보 이론이 물리적 생존과 단기적 이해관계에 초점을 맞춘 반면, 존재론적 안보이론은 국가가 자국 정체성을 유지․강화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 행위를 설명한다. 냉전 시기 중국과 북한은 이념적 유대와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했으나, 탈냉전 이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국제질서 재편 등으로 인해 양국관계는 갈등과 협력의 양면성을 보이며 불안정해졌다. 특히 최근 미중 전략경쟁의 심화는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의 군사․경제적 압박을 ‘주체’ 정체성과 ‘자력갱생’의 위협으로 인식하게 하였고, 이에 대응한 핵 능력 강화 및 중국과의 협력을 선택하게 하였다. 중국 역시 미국의 봉쇄전략과 자국의 ‘강대국’ 정체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북한을 전략적 완충지대로 활용하여 존재론적 안정 확보에 나서게 하였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단순한 물질적 이해관계의 조정을 넘어, 각국이 내면적으로 느끼는 실존적 불안과 정체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나타난다. 즉, 북한은 ‘사실상의 핵 보유국’ 정체성을 통해 체제 정당성을 재확인하고 국제적 고립을 극복하려 하고, 중국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자전적 서사를 바탕으로 미국 견제에 대응하며 자국의 존재론적 안보를 강화하려는 복합적 전략을 전개한다. 결국, 본 연구는 미중 전략경쟁, 북한의 핵 정체성 강화, 그리고 중국의 강대국 정체성 유지라는 상호 보완적 요인이 북중관계를 단순한 동맹을 넘어 정체성 유지와 실존적 안정 확보를 위한 복합적 협력으로 재구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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