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1973~1975년 북한의 대미 직접대화 추진이라는 정책 변화가 김정일 후계체제 구축과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었음을 탐색적 수준에서 고찰하였다. 1970년대 초 북한은 미·중 데탕트라는 국제정세 변화 속에서 중국의 중재와남북대화를 연계하는 간접적인 대미접근을 시도하였으나, 1973년 말부터는‘평양에서 직접 워싱턴으로 향하는’ 북미 직접대화 정책을 본격화하였다. 이때부터 북한은 강경한 외교 공세를 통해 미국을 압박하는 동시에, 다양한 백채널을 활용하여 직접협상을 모색하는 이중적 전략을 구사하였다. 이러한 정책변화는 북한 내부의 정치적 동학, 특히 김정일 후계체제 구축과도 맞물려 전개되었다. 1970년대 초 김정일은 김일성 유일체제의 기반 위에서 군부 및 항일 원로들의 지지를 받으며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구축하였던바, 이 과정에서 주체사상의 이데올로기와 사상적 기조가 강화되었다. 동시에 그는 ‘70일전투’ 등 대규모 경제동원 정책의 성공을 통해 후계자로서 국정운영 능력을 입증해야 했기에실용적 태도를 병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일련의 내부 정치적 상황들은북한의 대미정책이 이념적 강경성을 유지하면서도 실용적 협상의 가능성을열어 두는 전략적 이중성을 띠게 된 배경으로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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