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후반 평양은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도시가 복구되고, 전통 건축물에 단청을 입히면서 도시의 분위기가 새롭 게 바뀐다. 1961년 화가 정종여는 단청으로 달라진 평양을 보며 시대 감정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조선화 분야에서 채색화 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북한에서는 조선화의 전통 계승과 현대화를 위한 논의가 채색화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치열했던 조선화 논쟁은 1966년 《제9차 국가미술전람회》를 관람한 후 내놓은 김일성의 담화로 일단락되었고, 이 담화문은 주체성을 강조한 북한식 민족미술을 구축하는 신호탄이 되었다. 이 글은 바로 이 시기를 대표 하는 작품들로 구성된 『조선미술』 엽서집(외국문출판사, 1967)이 연구 대상이다. 1965년과 1966년 《국가미술전람회》에 서 입상한 작품들로 이루어진 이 엽서그림들은 정종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10점의 엽 서그림 중 8점이 채색을 적극적으로 구사한 조선화이며, 몰골법의 사용, 영웅적인 인물의 형상화, 간결한 화면구성, 박진 감 넘치는 구도로 이루어진 점이 특징이다. 구체적인 작품과 작가 분석을 통해 민족미술에 대한 열망이 어떻게 구현되었는 지 살펴본 이 글은 1960년대 북한의 미술정책 기조와 특징을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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