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사회주의적 내용과 민족적 형식’을 골자로 하는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미술이 동독, 베트남, 북한에서 분화된 과 정을 고찰하였다. 보편적 사회주의 미술 노선은 개별 사회주의 국가의 미술 ‘장’ 그리고 정치 사회적 환경과 상호작용하면 서 다양한 방식으로 변모하였다. 동독은 근대적 시민사회의 유산과 예술가의 독립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 덕분에 미술 ‘장’ 의 독자성을 일정 수준 유지할 수 있었다. 또한 모더니즘 미술과 체제의 어두운 면을 조명하는 작업이 부분적으로 허용되 었다. 베트남에서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는 식민지 시절 현대화된 래커화를 매개로 발전하였다. 이 양식의 특징 덕분에 작가 개인의 감정을 색채와 구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었다. 통일 이후에는 미술의 ‘장’의 독자성을 확보하려는 움 직임이 있었다. 덕분에 큐비즘과 초현실주의를 포함한 다양한 화풍이 허용되었다. 하지만 체제의 어두운 면은 조명할 수 없었으며, 주로 당의 노선과 일상생활을 주제로 삼았다. 북한에서는 식민지 시절의 모더니즘 유산은 일부 남아 있었으나, 이는 고유한 미술의 ‘장’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또한 조선화로의 전환 과정에서 표현적 논의는 있었으나, 정치와 독립적인 예술을 주장할 수 없었다. 일련의 체제 위기 이후 출범한 김정은 정권 시기부터는 다양한 표현기법이 허용되었고, 산업미 술이 강조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모든 예술작품은 당과 국가와 연결되어 있으며, 독립적인 미술의 ‘장’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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