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학에서 온달을 소재로 한 소설작품은 1984년 평양 문예출판사에서 간행된 조령출의 <온달전>이 있다. 이 소설은 『삼국사기』 소재 <온달>의 서사전개순서를 그대로 따르면서 새로운 인물과 관계를 재창조하여 서사의 확장을 이룬 작품이다. 『삼국사기』의 <온달>이 공주와 평민과의 인연을 보여주었다면 조령출의 작품은 귀족계층의 대표자인 공주가 인민대중 속의 영웅인 온달을 만나 자주적인 사랑을 추구하는 애정갈등과 고구려 보위라는 시대적 사명을 실천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온달전>에서 형상화된 온달은 인민영웅으로서 고난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티고 냉정하고 진취적이며 천성적 기질을 지니고 있다. 여성 주인공 평강공주도 왕의 딸이지만 귀족계층에 대해서는 반감을 갖고 있는 반면, 항상 평민들 속에서 진정한 삶의 즐거움과 인간애를 느낄 수 있는 인물로 형상화되었다. 대외 전쟁에서 전공을 세우는 인물들도 귀족계층이 아닌 용맹한 아사월, 을지소, 철지 등 평민이다. 작품에서 고구려라는 국가에 대한 긍지와 국가보위라는 이념이 더욱 진하게 다루어진 것은 북한이 고구려 기상의 계승자라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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