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과 대립은 인간 사회의 보편적 현상이다. 그런 대립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스펙트럼은 좌-우 이념이다. 좌익적 가치는 평등, 진보, 개혁, 조합, 권리, 소수인권, 재분배, 사회정의, 정부규제강화, 공산주의, 사회주의, 아나키즘, 사회민주주의, 다문화주의, 국제주의 등인 반면, 우익적 가치는 위계질서, 보수, 반동, 가족, 의무, 전통, 사유재산, 자유시장, 정부규제완화, 자본주의, 군주주의, 파시즘, 기독민주주의, 제국주의, 민족주의 등이다. 대한민국은 전문가들이 이념 스펙트럼의 명칭으로 좌-우 대신에 진보-보수를 사용하는 거의 유일한 국가이다. 한국에서는 절차적 민주주의와 실질적 민주주의를 각각 중시하는 보수-진보 스펙트럼뿐 아니라, 집단주의와 개인주의를 각각 중시하는 여성향-야성향 스펙트럼도 중요하다. 1945년 분단과 1950년 전쟁을 통해 한국의 이념 스펙트럼은 특수성을 띠게 되었다. 북한 정권을 어느 정도로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것이 그 중심 의제이다. 북한 및 통일에 관한 인식은 지역과 연령에 더해 남한 이념 스펙트럼의 주요 요소로 자리 잡아 있다. 북한부터 시작해서 미국 그리고 중국에 대한 태도까지 남한의 보수-진보 이념 구분에 포함되어 있다. 진보 진영이 단일 민족을 중시하고 보수 진영은 북한 인권을 중시하는 이례적인 이념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개성공단 사례에서 보듯이 북한 거주 노동자의 활용에 대한 보수-진보 진영의 태도도 자본가나 노동자에 미치는 영향보다 남북한 정권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이념은 정책의 향방을 알려주는 효율적인 정보인 동시에 추진 정책의 정합성을 높일 수 있다. 이념이 인물 중심의 패거리로 작동하면 이념의 양립 가능성을 낮추어 불안정한 체제가 된다. 체제 파괴적 이념을 제외하고 이념 간에 양립 가능성이 높은 스펙트럼을 구축해야 한다. 대북 정책은 남한 내 이념 성향을 구별 또는 분열하는 기준으로 작용하여 왔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 통일 문제가 이념 진영 간에 좀 더 공감되어야 정치적 악용이나 과도한 이념 대립을 해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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