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일본에서 제국-식민지 경영의 역사가 봉인, 왜곡되는 데 지식인 집단이 대거 동참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예외적인 시도가 전무한 것은 아니어서 한반도 혹은 조선을 일방적인 망각이나 회피가 아닌 대면해야 할 상대로 삼았던 일련의 지식인들 역시 존재했는데 오다 마코토가 그중 하나다. 이 글은 오다 마코토의 한국․북한 방문기를 전후 일본 지식인의 세계인식-자기인식-타자인식이라는 문제계에 놓고 독해한다. 한국․북한에 대한 시선은 일본, 미국, 중국 등의 로컬들 그리고 보다 상위의 아시아 지역, 그리고 세계전체에 대한 인식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오다 마코토의 한국-북한 인식의 핵심은 현지주의와 현재주의로 요약할 수 있다. 현지주의와 현재주의는 그가 즐긴 여행이라는 세계발견의 형식과 맞닿아 있다. 오다 마코토는 여행을 통해 한국과 북한의 실상을 체험하고 목도하면서 두 국가를 ‘신흥국’의 지평에 정위한다. 이 글에서는 오다 마코토가 구성한 ‘아시아’라는 정체성, 제3세계론 등을 함께 분석하면서, 그가 남북한을 신흥국으로 ‘인정’ 또는 ‘긍정’할 때 작동하는 역사처리 방식과 더불어 제3세계 인식의 변화가 시사하는 바를 규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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