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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교과서 ‘고전시가 해석’의 한 양상

A Study on 'Classical Poems Interpretation Aspects' of North Korean Text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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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규익
소속 및 직함 숭실대학교
발행기관 사단법인 한국문학과예술연구소
학술지 한국문학과 예술
권호사항 (21)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395-435
발행 시기 2017년
키워드 #김일성   #김정일   #항일혁명문학   #주체사상   #맑스-레닌주의   #북한문학사   #북한교과서   #조규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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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북한의 교육에서는 김일성이 주도한 항일혁명문학이 주요한 문학적 성과로 평가되어오고 있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전문학은 소홀히 다루어져 왔다. 인민들을 교양시키기 위해서는 계급성이 분명해야 하고, 계급성이 분명히 드러나기 위해서는 ‘착취와 피착취’의 대립이 분명히 드러나야 하는데, 이미 이루어져 있는 고전문학에서 그런 이념적 구도가 나타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의 『문학』 교과서들에서 고전문학의 분량이 현대문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고, 그런 한계를 얼마간 덜어내기 위해 동원한 방법이 ‘작품 선택과 해석의 정밀한 기준 적용’이었다. 문학을 포함한 예술이 현실을 형상적으로 반영한다는 관점이 사실주의 미학인데, 문학교육 또한 현실에 대한 형상을 통해 학생들에게 뚜렷한 인식을 제공한다. 이처럼 과거 시대 탁월한 인간들의 인식방법을 가르쳐서 현재와 미래의 ‘혁명적 인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 북한 고전문학 교육의 목적이다. 북한의 교과서에 반영된 고전문학 작품들의 해석양상을 살펴보는 것이 본고의 목적이었다. 맑스-레닌주의에 입각한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미학을 유지하다가 주체미학으로 전환되어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 북한이다.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내려오며 성립되었고, 그들의 이름으로 이론체계가 공표되어 모든 공적ㆍ사적 행위를 규율하는 이념이 주체사상이다. 자연스럽게 문학창작이나 해석 또한 김일성의 교시와 김정일의 지적을 최고의 강령으로 삼아 이루어지게 되고, 고전문학의 해석에서 이들 강령은 더더욱 강한 구속력을 갖게 되었다. 학생들을 위한 고전문학 작품들 역시 주체미학의 엄격한 범주 안에서 선택되어야 하고, 사회과학원이나 주체문학연구소 등에서 주체사상의 강령 아래 학자들의 합의에 의해 해석된 내용체계를 수용하여 교과서의 내용으로 편성하게 되니, 교과서의 구성이나 제작은 처음부터 주체사상의 이념적 틀 안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본고에서 대상으로 삼은 작품들은 고대가요 <공후인>, 중세시가 <정읍사>, <청산별곡>, 여러 편의 시조(김종서의 <삭풍은>/리순신의 <한산섬>/남구만의 <동창이>/정철의 <이보오>), <관동별곡>) 등이다. 이것들은 ‘착취와 피착취’의 계급사회를 배경으로 이루어진 ‘투쟁구조’가 잠재된 작품들인 동시에 외세의 침략에 대항하는 애국정신이 드러나거나 농촌 인민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잘 그려진 작품들, 조국강산에 대한 찬양을 바탕으로 애국적 감정과 민족적 긍지를 표출한 작품들이라는 것이 그들의 관점이며 주장이다. 부분적으로 억지스런 점도 있고 어느 정도 수긍되는 점도 없지는 않지만, 이념 전제적 해석이 늘 부자연스럽기 마련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북한문학사나 북한 교과서의 고전문학작품 해석을 선뜻 신뢰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교육철학과 방법으로 수많은 동족을 길러내고 있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그러한 북한의 문학작품 해석이나 교육이 어떤 인간상을 만들어내게 될지, 통일시대를 대비하여 항상 연구 분석하는 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