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초기 가극은 남북한 음악극의 변화지점을 확인하고, 혁명가극 이전의 과정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장르이다. 피바다식 혁명가극의 포맷을 구축한 리면상(작곡)과 조령출(극작)은 남한에서 대중가요를 창작했으며, 월북 이후 북한 체제를 대표하는 가요, 가극 창작가였다. 이들이 휴전 이후 대극장에서 올린 <콩쥐팥쥐>는 분단 이전 남한에서도 인기리에 공연된 레퍼토리이기도 했다. 북한의 <콩쥐팥쥐>는 장막으로 확대되면서 남한과 상당한 차이를 가지게 되었다. 고전 민담 소재 가극에서 흔히 발견되었던 동물과 코믹 전개가 삭제되었고, 개연성 있는 만남과 권선징악과 처벌을 강화하였다. 비현실적인 설정을 변경한 것은 노동과 일상의 중요성을 부각하기 위함이었다. 음악적으로는 각인되는 멜로디와 인물의 감정을 극 전개에서 자연스레 드러내는 곡들을 시도하였다. 무대의 경우 몰골법과 원근법, 사실적인 소품을 활용하는 표현을 통해 일상과 환상의 경계를 지워 몰입이 가능한 방식을 채택하였다. 북한에서 가극은 감성을 강화시키는 시스템의 일환이었다. 북한의 초기 가극은 주제의식, 인물 성격, 무대 구현 등에서 사실주의적인 표현을 하였고, 오페라를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극과 음악의 자연스러운 전개를 시도하였다. 이러한 노력들은 이후 혁명가극을 도출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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