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1967년 유일 주체사상체계 확립 이후 1970∼80년대 북한문학의 지배 담론과 북한 소설 텍스트의 균열 양상을 연구하기 위해 『1932년』, 『청춘송가』, 『벗』을 분석하였다. 이 시기는 북한문학의 경직성과 유연성을 함께 살펴볼수 있다는 점에서 남북한 문학의 이질성과 함께 공통감각을 확인할 수 있는 시공간에 해당한다. 1970년대 북한문학은 ‘공산주의적 교양과 공산주의 세계관’의강조 속에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를 강조하는 문학예술로 수렴된다. 특히 4.15문학창작단이 김일성의 혁명역사를 연대기적 형식으로 형상화한 ‘총서 <불멸의역사>’ 중 『1932년』(1972) 등은 ‘기념비적 작품’으로 강조된다는 점에서 분석이 필요한 텍스트에 해당한다. 『1932년』은 ‘수령형상문학’의 출발을 알리는 ‘총서 <불멸의 역사>’의 첫 번째 장편소설에 해당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수령형상의도식화’를 강제하면서 무오류적 영웅의 일대기를 서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적 독해의 대상이 된다. 1980년대 북한문학은 ‘주체의 인간학’을 발전시키기 위해 ‘작품의 종자’를 똑바로 잡으면서, 새로이 ‘청년공산주의자들의 형상과 숨은 영웅들의 형상”을 창조할 것이 강조된다. ‘숨은 영웅’들은 ‘높은 당성과 심오한 철학성, 도식주의의 극복’을 위해 강조된 캐릭터에 해당한다. 1980년대 숨은 영웅을 형상화하는 가운데 북한 소설의 균열적 지점을 예각화하는 작품으로는 남대현의 『청춘송가』(1987)와 백남룡의 『벗』(1988)을 분석하였다. 먼저 『청춘송가』는 ‘혁명적 동지애’의 믿음과 사랑만을 강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연애관의 표출과 연애관의 변화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문학의 새로운 표정을 보여준다. 또다른 대표작인 『벗』은 정진우 판사가 순희와 석춘 부부의 이혼 위기를 극복하게해주는 ‘숨은 영웅’이면서도 끊임없이 자기 부부의 가정 생활에 대한 진솔한 고민과 고백 속에 동요하는 내면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문학의 사실주의적 새로움을 보여준다. 1970∼80년대 북한문학은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를 주창하면서 ‘수령의 전일적인 지배’가 강조되던 시기에 해당한다. 해방 이후 20년 남짓한 시기 동안‘고상한 사실주의’와 ‘사회주의 사실주의’를 강조하면서도 줄곧 이어지던 문학 텍스트의 다성성과 문학적 논쟁의 다양성은 1967년 이후 수면 아래로 잦아든다. 그리고 일종의 문학적 암흑기에 해당하는 ‘수령형상문학’의 초점화가 강제된다. 물론 1980년 이후 ‘숨은 영웅의 발굴과 도식주의의 극복’ 등을 강조하면서 사회주의 현실의 내면과 속살을 진솔하게 드러내는 『청춘송가』와 『벗』 등의 작품을 1980년대 후반에서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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