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북한주민의 ‘노동이동’이 탈북현상의 중요원인 중 하나라고 가정하고, 탈북이주현상을 국제이주이론에 비추어 검토한다. 특히 식량난민 이후 새로이 등장한 ‘직행파 탈북이주자’에게 초점을 맞추어 이들의 탈북과정을 노동이동의 맥락에서 살피고자 하였다. 북한사회경제를 구획하는 공식/비공식, 시장/국영부문의 네 가지 영역을 기본축으로 하여 직행파 탈북이주민 23사례를 성별/일자리유형별로 여성 11사례, 남성 12사례로 나누어 북한에서 노동이동의 흐름과 탈북요인을 분석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은 세 가지이다. 첫째, 북한 공식부문 국영경제(Ⅰ)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이 공적시장경제부문(Ⅱ), 비공식국영경제(Ⅲ), 비공식 시장경제(Ⅳ)부문으로 이동하는 것이 관찰되었는데, 남녀별로 다른 행동패턴을 보였다. 둘째, 북한근로자는 자발적 노동이동 유무에 따라 집단노동참여유형과 개인이익추구유형의 두 가지로 구분되었다. 또, 집단노동참여형은 상향이동여부에 따라 다시 경력추구형, 직업유지형으로 분화되었으며, 개인이익추구형은 이동선택지에 따라 다시 장마당형, 정권기관형, 기업활용형으로 분화되면서 총 다섯 개의 노동이동 유형이 도출되었다. 셋째, 각 노동이동 유형별 탈북사유를 분석한 결과, 집단노동참여유형의 경우 탈북자가족이나 친지이기에 당국으로부터 받은 감시, 비사회주의 행위로 인한 신변불안, 본인과 가족의 진로장벽, 북한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 전망 등이 탈북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한편, 개인이익추구형의 경우에는 집단노동참여유형과 동일한 이유 외에 시장경제에 대한 우호적 태도가 탈북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이로 미루어 북한에서 노동이동 경험은 시장경제에 대한 우호적 태도나 자신감을 형성함으로서 탈북을 촉진한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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