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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이후의 백석 시 연구

A Study on Baeok-Seok’s Poems after the Division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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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오성호
소속 및 직함 순천대학교
발행기관 국제어문학회
학술지 국제어문
권호사항 (73)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177-206
발행 시기 2017년
키워드 #현지파견   #새로운 공동체   #종파투쟁   #무상분배체계   #개인숭배   #선전-선동   #오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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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논문은 1959년부터 1962년까지 4년에 걸쳐 백석이 발표한 열 편이 조금넘는 시에 관한 것이다. 백석은 분단 이후 번역에 주력하다가 1950년대 중반부터동시를 발표했고 이어서 삼수로 현지 파견된 이후 몇년 간 시를 발표했다. 이 시들은 동시와는 달리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 시기 북한 사회와 북한 인민들의 삶에 대한 백석의 입장과 태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충분히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이 시기 백석은 북한 체제를 적극 인정하고 수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백석의 동시에서 되풀이해서 강조된 주체성을 지키는 일의 중요성, 그리고 이를 위해 힘을 기르고 단합해야 한다는 주제 의식은 백석이 그 자신이 몸담고 있는북한 사회를 지킬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음을 말해 준다. 그것은전쟁기와 전후 복구건설과정을 겪으면서 그 나름으로 국가의 존재 이유와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단기간에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것도 그렇지만 인민들의 실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무상배급체계’를 완성한 것은, 조선 후기 이래 국가의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모습밖에는 보지 못했던 인민들, 그리고 백석이 현실을 대하는 태도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현실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태도와 생각은 삼수로 현지파견된 이후에 발표한 시들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그 자신이 참여하거나 목격한 협동농장 건설의 경험을바탕으로 한 1959년과 60년의 시들은 협동농장을 중심으로 인민들의 삶 속에서나타나는 긍정적인 변화를 성공적으로 형상화했다. 특히 백석은 협동농장 건설 경험을 통해 과거의 협소하고 폐쇄적인 친족, 혹은 촌락 중심의 공동체와는 다른 더크고 새롭고 건강한 공동체 건설을 꿈꾼 것으로 보인다. 「공동식당」, 「하늘 아래첫 종축기지에서」, 「돈사의 불」, 「전별」 등의 시에서 볼 수 있듯이 백석은 전체를위한 희생과 헌신의 미덕을 가진 인민들에게서 그런 아름다운 미래의 가능성을 본것이다. 그것이 선전에 현혹된 결과였는지, 아니면 현실에서 실제로 그 가능성을보았기 때문인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이 시기 백석의 시에서 나타나는 현재의 긍정과 미래에 대한 낙관은 상당한 진정성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종파투쟁에서 승리한 후 북한 사회의 변화, 그 중에서도 천리마운동이개시되는 50년대 말 이후 공산주의 교양과 항일혁명문예 전통이 강조되면서 김일성에 대한 개인숭배의 경향이 노골적으로 강회되는 상황을 백석도 비껴갈 수는 없었다. 그 결과 1960년을 넘어서면 백석 역시 당의 요구에 따라 선전 선동적인 성격이 강한 시들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서도 백석은 최소한 김일성에 대한개인숭배에 대해서만큼은 일정하게 거리를 두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시에서 김일성이라는 이름이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것이 이 점을 시사한다. 1962년이후 그의 작품이 더 이상 발견되지 않는 것은 체제의 경직성이 강화되고 개인숭배 분위기가 고조되는 상황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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