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북한 ‘반간첩영화’의 냉전 이미지와 인물 형상화를 통해 냉전을바라보는 북한 사회의 인식이 어떻게 구성되고 변화되어 왔으며, 이러한냉전의 시청각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를 분석한글이다. ‘반간첩영화’란 북한 사회 내부에 침투한 ‘敵간첩’을 색출해 내어분쇄하는 북한 안전요원들과 인민들의 정탐활동을 그린 영화이다. 이 글에서 분석한 ‘반간첩영화’는 <끝나지 않은 전투>(1957), <위험한 순간>(1958), <정각 9시>(1959), <보이지 않는 전선>(1965), <매화꽃은 떨어졌다>(1970), <숨길 수 없는 정체>(1970>, <검은 장미>(1973), <또 다시 이어진 사건>(1982), <어느 한 해안도시에서>(1988), <방패 1, 2> (1994), <조난>(2009), <미결건은 없다>(2011) 등 총 12편이다. ‘반간첩영화’가 창출한 냉전의 전형적 인물들은 의인화된 냉전을 표상하는 ‘냉전형 인간’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① 산업스파이와 산업전사, ② 적간첩과반탐요원, ③ 반혁명의 자손들과 혁명의 계승자들, ④ 이중간첩 등으로유형화되며, 각각 ① 근대화 경쟁으로서의 냉전, ② 반미/반제 투쟁으로서의 냉전, ③ 정통성 경쟁으로서의 냉전, ④ 끝나지 않은 혁명 투쟁으로서의 신냉전을 상징한다. 노동자, 투쟁 전사, 각성하는 인간이 결합된 싸우면서 일하는 ‘냉전형 인간’의 창출은 남북 체제가 공통적으로 원했던인간상으로서 냉전/분단을 공모한다. 북한에서 사회주의 교양으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반간첩영화’의 냉전인식은 항상 미제의 침략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수세적이고 방어적이며, 냉전이 과잉된 형태로 지역화하는 한반도에서 과잉방어 프로파간다로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의‘반간첩영화’들은 세계 자본주의에 둘러싸인 사회주의의 마지막 진지로서의 북한 현실에 대한 지성의 비관과 의지의 낙관이 교차하는 모습을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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