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는 민족과 민족주의에 대하여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국제주의에 반하는 것으로 민족주의는 배척해야 할 것으로 인식하였다. 북한 역시 초창기에는 스탈린의 민족개념과 민족주의 이론을 그대로 차용하였다. 그러나 1960년대를 지나면서 혈통과 언어에 기반한 민족개념을 재해석하였고, 민족주의에 대해서도 ‘애국주의’란 이름으로 사실상 독자적인 이론적 기반을 갖추어 나가기 시작하였다. 1990년대 마침내 김일성의 언명을 통하여 ‘부르주아 민족주의’에 반하는 ‘참다운 민족주의’를 주장하였고, 이에 대해 긍정적인 재평가를 내렸다. 북한의 이러한 민족주의 이론의 변화는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변화의 기반을 제공하였다. 즉, 내용에서의 사회주의적, 형식에서의 민족적인 것을 넘어서서 민족적인 내용과 형식 모두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하였다. 특히,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는 민족문화에 더하여 현대화와 세계화를 결합시키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모란봉 악단>으로 표현되는 김정은 시대의 새로운 문화 변용이 단지 문화적인 측면에서의 변화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혁신’의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혁신’은 전통과 현대의 결합으로서 기존의 ‘주체’에 ‘현대성과 세계성’을 결합시키는 것으로서 ‘새로운 북한’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이러한 변화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우리는 북한의 새로운 ‘문화’적 현상을 목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그 모습은 바로 민족과 세계 그리고 현대성이 모자이크된 ‘새로운 문화’의 모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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